영화계 '특정 영화 띄우기', 광고계 '스타모시기 전쟁'. 지금 대중문화는 보이지 않는 힘, PR전쟁 중이다. 하지만 전략, 홍보, 광고를 아우르는 PR는 몇 십억을 왔다갔다하는 TV광고나 영화홍보 속에서만 혈전을 벌이는 것은 아니다. 생활전선에 뛰어든 동네광고는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더 다양한 모습, 더 독특한 형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번 보면 자꾸만 보고 싶은 광고를 내세워 장기적인 각인효과를 주는가 하면 독특한 대인 PR를 선보여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 남자전문 옷 차량가게 '투벗'. 사진/박종순 기자
만화 <상남이인조> 주인공이 그려진 트럭
△만화캐릭터가 트럭을 뒤덮었다고?
지난 25일 경남대학교 앞에 만화캐릭터가 등장했다. 남자 고교생들의 우상인 폭주족 콤비가 등장하는 만화 <상남이인조>의 주인공들과 미국만화 <심슨가족>의 주인공 심슨 등이 밝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만화캐릭터가 그려진 곳은 다름 아닌 소형 트럭. 남자 옷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입구에 '투벗'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고교 두 친구 윤길웅(26)·김지훈(26) 씨가 운영하는 남자전문 옷 차량가게다.
이들은 일본 만화와 독특한 옷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졌지만 비용 부담이 커 가게를 꾸릴 생각은 못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차릴 생각도 없었다. 젊은 혈기만으로 뛰어들다가는 망하기 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생각 끝에 틈새시장을 뚫어야겠다고 결심하고 트럭을 사서 통째로 그래피티 즉, 스프레이 미술을 하는 친구에게 한 달간 맡겼다. 얼마 만에 결과가 나왔지만 원본 만화 캐릭터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날카로운 인상이 풍겼다.
고객들이 잘 아는 캐릭터를 친근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캐릭터들의 인상을 부드럽게 바꿨다.
트럭의 캐릭터 속에는 이들의 꿈이 담겨있다. "일본, 미국에서 하나밖에 없는 옷들을 내놓으려고요. 요즘처럼 없는 게 없는 시장 속에서는 틈새전략만이 살길이잖아요."
2024년 5월 19일 [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