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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네 아이들 I 분류: 인물
사진가: June * http://photograph4u.com
등록일: 2004-01-28 00:38
조회수: 519 / 코멘트수: 6
"우리 다음달 부터 학교가요~"
늦은 오후..병원에 있는 동생에게 가기위해 집을 나섰다.
대문을 나서다가 얼어있는 바닥에 낙서를 하고 그림을 그리는 두 꼬마를 만났다.
무심코 지나가려고 했지만...
늘 그렇듯이 녀석들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춥지 않아? 왜 얼음을 가지고 그래.."
"안추워요~ 재미있잖아요~"
한 녀석은 투툼한 장갑을 끼고선 바닥에 붙어있는 얼음에 낙서를 하고 있었지만,
다른 한 녀석은 장갑을 끼지 않고 있었다.
"넌 추운데 왜 장갑 안껴?"
"음...장갑이 더러워 지잖아요.....~"
"허허..그래서 장갑을 안끼고 그렇게 노는거야?"
"예.~ 더러워지면 싫어요..~"
글쎄..색다른 사고라고 해야할까...
혹시 나도 어렸을때 저렇게 놀면서 장갑이 더러워질까봐 맨손으로 장난을 쳤을까?
내가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을 때 이 상황에서 내 아이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까...?
갖은 생각을 하다가 아직 녀석들의 이름도 물어보지 않은것이 생각났다..
"오빠(?)이름은..준~이야..너희들 이름은 뭐야?"
"저는 효연이구요...얘는 상희예요.~"
"이름이 이쁘네~ 몇살이야?"
"여덟살요..아니 아직은 일곱살요..음...다음달부터 학교가요..~"
"와...너희 둘다?"
"예~~~~"
"좋겠다..."
"예~ 좋아요~"
좀 더 녀석들과 놀아보고 싶고, 친해져보고 싶었지만.......
"음..오빠가 지금 가야되는데....가기전에 사진찍어줄까?"
머뭇거리는 녀석들을 웃으면서 붙여세워놓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표정이 얼어버린다...
"어이쿠...웃어봐...웃어야 이쁘게 나오는거야.."
"씨익......"
"더 웃어야 되는데..~~~~~"
"찰칵.."
"자...봐봐...니네들이다...이쁘게 나왔지?"
"헤헤헤헤~"
"오빠가 몇일있다가 사진 찾아서 줄께~"
말 그대로 순수한 미소를 뜨는 녀석들에게 녀석들의 집이 어딘지 알아놓고 가던 길을 재촉했다.
항상 아이들을 만난다는것은 내게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내가 잊어버렸던 어떤 것...
머리가 조금씩 커져가면서 굳어버리고 있는 좁아진 내 사고방식의 답답함을
아이들에게서 느낄수 있다.
또한 녀석들의 미소를 나는 사랑한다.
멀지 않은 훗날 내 아이를 가지게 되었을 때..
나는 어떤 아버지가 되어 있을지 너무 궁금하다......
2024년 4월 29일 [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