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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 음력 1월 25일 - 오늘은 아내의 생일. 생일의 시작은 아내에게 처음 쓰는 편지로. 아내는 편지를 극장가는 동안 편지를 읽으면서 2번 웃었다. [꽃 꽂은...]이라는 구절과 [예스맨..]구절. 아내가 웃을 때 마다 난 어디에서 웃었는지 맞췄다. 아내의 표현을 빌리자면 평소에 자주 하던 이야기들이어서 새로울 건 없다. 더군다나 미리 편지지를 준비하지 못했고, 아침에 일찍 편지지를 사러 갔는데 문구점이 문을 안 열어서 A4지 두장에 나눠 적었다. 두번째 장은 시간이 촉박했던지라 악필이 더 악필이 되어버렸다. 이쁜 편지지에 다시 적어서 달라는 부탁을^^. 
영화를 자주 보기 때문에 생일이라 보는 영화가 새로울 것은 없다. 그래도 영화 한 프로 봐야 오전을 알차게 보내고, 그래야 생일 하루가 보람될 거 같아서 극장으로. 영화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상영관은 개인적인 판단으로 마산 창원에서 제일 시설이 좋고 큰 CITY7 CGV 4관. 지난 여름에 [다크나이트] 보러 처음 왔었는데 상영관의 시설에 반해버렸다. 영화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기회가 되면 하고. 영화 보는 내내 드는 생각은 조병화 시인의 서른 몇번째 시집인지 모르지만 노시인老詩人은 '사랑은 함께 늙어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라고. 시인의 연륜에서 충분히 나올 법한 사랑론이라고 어린 중학생의 나이에도 공감을 했던 기억이 있다. 함께 늙어가는 것을 바라 볼 수 없는 주인공들이 못내 안타까웠고 영화보는 내내 내 마음을 떠나지 않았던 시 구절이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본 브래드피트는 여전히 멋있었다. 10시에 시작한 영화가 런닝타임이 3시간에 육박. 극장에서 후배 홍인석군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오니 밥 먹기 좋은 1시 30분. 아내가 좋아하는 스테이크를 먹자고 했으나 몇군데를 고민 고민하다가 갑자기 중식으로 선회. 마산, 창원에서 중식요리에 관한한 둘째 가라하면 서러워 할 '금화'로. 여기는 평소에도 점심시간이면 붐비는데 졸업식이 있어서 한바탕 휩쓸고 간 모양새다. 자장면에 탕수육을 즐기긴 하는데 오늘은 아내의 생일 ^^ . 코스요리를 시키려고 하니 2인용 코스요리는 없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3인상. 
처음 나온 음식은 탕수육. 우리 부부가 자장면을 금화를 최고로 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탕수육은 [금화]가 최고.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일품. 요리집 탕수육은 양이 적은데 우리부부에게 올라온 양은 결코 적지 않았다.. ^^ 
깐소새우. 탕수육이 새콤, 달콤이었다면 깐소새우는 새콤, 달콤, 매콤. 깐소새우 양을 보고는 입이 떡. 조금 넉넉하네가 아니라 많다 ^^ . 
새콤달콤매콤한 맛을 중화 시켜줄 새우탕. 내가 만두국 같은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앞에 먹은 음식들이 조금 자극적(?)이어서 새우탕도 맛나게. 
요리를 시키면 자장면과 짬뽕은 작은 그릇에 담겨 나온다. 내가 시킨 건 짬뽕. 맛없는 짬뽕은 먹고 나서도 입 안에 그 맛이 오래 남아있는데(결코 유쾌하지 못한) [금화]의 짬뽕은 칼칼하면서 깔끔하다. 
아내가 시킨것은 자장면. 맛나게 보이네. 
중국 요리가 대부분 자극적이다. 마지막으로 입안을 개운하게 해 줄 자스민차. 전에 한 번 글을 적은 적이 있지만 [금화]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집이다. 내 업과 연관해서 연을 맺은 곳. 이 집 아들 정세원군은 내 과외제자였다. 지금은 수업을 하지 않지만 가끔 연락을 하고 안부를 묻곤한다. 갈 때마다 서비스 음식에 푸짐한 양에 가격 할인에, 식당에서 누릴 수 있는 호사를 다 누리는 곳이다. 그래서 가기가 조금 조심스러운 곳이기도 하다. 마침 사장님(세원의 어머니)께서 세원이를 통해 선생님 이야기 자주 듣는다면서 전에 주실려고 했던 딸기도 여행을 가는 바람에 못 받았다고 하셨다. 안 그래도 올해 처제의 딸기를 선물할 명단에 올라 있다고, 다음 주 쯤에 딸기 들고 찾아뵙겠다고 했다. 3인상의 양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는데, 특별히 양을 많이 했는데 서빙하시는 분께서 두분이서 이거 다 드실 수 있겠냐고 걱정을 하시더란다. 걱정하지 말고 갇다 드리라고. 우리 부부는 주시는 분의 성의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그 많은 것은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음식을 먹고 나오니 눈이 내리는 듯 하더니 비로 바뀌었다. 마산 회성동 쪽은 눈이 더 오겠다 싶어 아끼는 동생 김수희양에게 전화를 걸었고 마침 생일 선물할 것이 있으니 오란다. 그래서 마산 회성동으로. 요즘 아내가 맛들이고 있는 베트남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선물을 받아왔다. 주위 사람들은 아내가 고양이 좋아하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모든 해외 출장가는 지인들은 고양이 인형을 사 와야되고 기왕 할 선물이면 고양이와 관련된 것이면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다. 그것을 잘 아는 동생이 선물한 것은 고양이 봉제인형. 지금껏 받은 고양이 관련 선물 중 단연 최고. 오늘은 최고의 연속이다. 
늦은 시간에는 케잌을 잘랐다. 올해부터 한달에 한 병씩, 와인 한 병 알고 마시기 운동(?)을 하는데 우리 부부 1월의 와인은 그 이름도 유명한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 저런 운동을 하니 일부러 와인 살 필요도 없고 괜찮네. 1월 말에 산 와인인데 한 잔씩 먹고 보관하고 한잔씩 먹고 보관하다 보니 저 와인과 함께한 음식들도 다양하다. 소세지 야채볶음, 프라이드치킨, 양념치킨, 오삼불고기, 케잌. 고작 한 병 마셨을 뿐인데.... 
생크림과일 케익과 1월의 와인(?)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쇼비뇽]. 
생크림 과일 케잌. 저 때 반은 먹고 반은 남겨뒀는데 다음 날 늦게 들어가니 그 남은 걸 혼자 다 먹어 버렸네. 허허. 
몬테스 알파 호일. 
코르크 
신의 물방울이 흘러 얼룩이 진 태그. 그렇게 아내의 34번째 생일은 지나갔다. 우리 부부의 행복을 담고. 아내가 받고 싶어하는 생일 선물은 따로 있다. 집 근처에 앤틱 럭셔리 고급가구 파는 곳이 있는데 그 곳에 세밀하게 그린 고양이 접시가 있다. 공시디 만한 접시가 가격이 만만치 않다. 접시 종류만 해도 열가지는 넘는다. 작년부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아직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책을 팔아야 하나... | 
2024년 5월 17일 [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