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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개업한 나의 사랑스런 미용실에 30대의 안경을 쓰신 한 여인이 첫 손님으로 찾아왔다. 손님에게 지금 가위가 준비되지 않아 컷을 해 드릴 수 없다 했더니... *오늘 하루 '컷'을 위해 비워두셨다*며 기다리겠다 하셨다. 개업 첫날, 첫 손님에게 안좋은 인상을 주면 앞으로 영업에 큰 영향이 있으리란 생각이 쓰나미처럼 몰려들어 나는 허둥지둥 가위를 찾았다... 그러나... 이놈의 두발 달린 것들은 한시도 제자리를 지키지 않으니... 아무리 찾아도 그 녀석이 보이질 않는다.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부엌 김 가위로 컷을 시행해도 되겠냐고 했더니... *오늘 하루 '컷'을 위해 비워두셨다*며 잘리면 장땡이지~ 아무 상관없다 하셨다. 고맙기도 하셔라~~ 인물은 좀 딸리지만.. 마음 씀씀이 하나는 김태희 급이시다. 어떤 스타일을 원하시냐 물으니, 젊어보이는 뱅스타일을 말씀하신다. 뱅스타일이라 함은... 앞머리를 쓸어내려 눈썹위에서 일자로 자르는.... 일명 '로마의 휴일' 햅번 스타일?!!!!! 아~~~ 내인생 최대의 고비가 오고 말았다.. 10년전 내 손에 가위를 첨 끼우던 그날!!! 나는 결단코 어울리지 않는 수타일을 내 입에 풀칠하기 위해 손님에게 권하지 않겠노라고 조니뎁에게 맹세했건만... 이곳 저곳 떠돌며 시다바리 짓을 하길 10년... 오늘에야 영광스런 개업을 하게되었는데... 첫손님 부터 나를 시험에 드시게 하다니... 고뇌에 찬 얼굴을 손님앞에 내 비치기 싫어 어찌나 이를 꽉 물었더니... 어느샌가 턱선을 따라 핏줄기가 목선을 향해 로딩을 하고 있다. 속도 죽여준다.....................
이런..된장!!! 이 손님, 벌써 안경을 벗고 눈을 감고 계시네..... 아까운 내 피.....
용기를 내어 손님에게 왜 뱅을 원하시냐고 물었더니....
*어려보이고 싶어서*라고 의지에 가득찬 눈빛으로 대답하신다. 어려보이고 싶어서... 어려보이고 싶어서... 어려보이고 싶어서.............. 어려보이고 싶어서... 어려보이고 싶어서... 어려보이고 싶어서.............. 나보고 어쩌라고! 나보고 어쩌라고! 나보고 어쩌라고!
그러나... 내손은 이미 그 손님의 앞머릴 쓸어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우고는 싹뚝싹뚝 잘도 가위질을
하고 있었다.... 싹뚝 싹뚝... 싹뚝 싹뚝.... 잘려나가는 머리칼이 하나하나 직립해서 내 심장 우심방에 곱게 꽂히는 기분이었다. *어려 보이는군* 만족해 하는 손님을 배웅하고 돌아서서 바닥에 흩어져 있는 머리칼을 쓸어 모았다... 절망에 가득차 서 있을 힘 조차 잃어버린 나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나는 미친듯이 그것들을 하늘로 뿌려대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뱅으로 해결되지 않아!!! 어쩔꺼야!!!' 참으로 처절한 외침이었다....
지나가던 길고냥씨 한마리 만이 서글픈 내 심정을 이해라도 하듯이 문밖에서 나를 야려보고 계셨다...........End 위 이야기는 픽션도 아니고, 논픽션도 아니랍니다.ㅎㅎ 재미없는 허접한 얘기 읽어주셔서 쌩유!!! 이야기의 흐름상 비속어가 간간이 등장해도 이해해주시길!!!^ ^ 오늘 집에서 앞머리 잘랐습니다. 뭐... 종종 하는 일이랍니다. 늘 쓰던 가위가 보이질 않아... 부엌가위를 잠시 빌렸습니다. 이제 이놈은 못 쓰는 겁니다.ㅎㅎㅎ 라고 하지만..................... 끓는 물에 소독해서 쓸지도 모릅니다. ㅡ_ ㅡ;; 왠지 앞머리를 짧게 자르면 어려보일 것 같아서 하기 시작했는뎅... 뭐.. 사실 나한테 어울리지도 않고... 늘어나는 주름살과 처지는 살들을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이라 결론을 내렸습니다. 걍~ 생긴대로.... 세월가는대로 살자라고..... 그러고 나니 맘 편하네요~ 근데 이 빼뚤한 앞머린 어쩔것인지.....하하하 | 
2024년 4월 17일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