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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요일 보내기
분류: 일반
이름: BINU
등록일: 2003-11-03 18:39
조회수: 242
통일 마라톤 자원봉사 다녀왔어요.
하프코스를 인라인 타고 파스와 물을 마라토너들한테 공급하는.
늘 로드런을 할 땐 대형차나 성질 급한 드라이버한테 위협을 당하기 일쑤라
공짜로 막아주는 길 관광로드나 할까 싶어 장난처럼 신청했는데
주최측에서 자원봉사자까지 보험가입 하는 바람에 꼼.짝.없.이.
몸도 풀지 않은 채 시작해서 그런지 6km쯤가니 등허리가 끊어질듯 아프고
정강이가 앓여오니 머리까지 지끈거리고--
(흐흐, 그 파스를 제 몸에 첨으로 뿌렸다는 거 아닙니까~)
10km쯤 지나니 그제서야 깊어가는 가을, 창원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게 힘든 것을 누가 하나 했는데 하프코스에 엄청난 사람이 몰렸던데요.
그래도 힘들어 지쳐가는 어떤 남자분이 인라인 바퀴를 보니 약이 오르는지
편하겠다고, 잼있겠다고 몇번씩이나 부러운듯 째려보시는 눈빛에 얼마나 미안하던지요.^^
젊은 남자가 파스를 뿌려달라길래 뿌려주고 일어서는데 바닥에 팔천원이 떨어져 있네요.
그 넘:(내눈치를 한번 살피고 냉큼 줍더니) 나눠 드려요?
나 : 반반 나눠욧!
그 넘: (5천원짜린 지가 하고, 천원짜리 세장을 내민다)
나 : 어라?
그 넘: 잔돈 있어요?
나 : 부~~자 되세요.
한참을 가다 20km지점에서 다시 만났거든요.
그 넘 : 저기요, 5천원 가지세요.
나 : 왜 맘이 바뀌셨을까?
그 넘: ......
나 : (삼천원주고 5천원 받고) 복 많이 받으세요~
그 넘과 12km쯤에서 돈을 나눴는데 20km까정 을~~~마나 고민이 많았을까요.^^
암튼 저는 내 평생에 처음으로 돈을 주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니지, 돈을 뜯어 냈다고...(>.<)
늦가을 속,그 멋진 마라토너를 보고 있자니
사진 찍음 참 좋겠다 했는데
이다음에라도 그럴 기회가 오겠죠.
그게 안되면 마라톤이라도 해서 카메라에 찍혀보든가~
지난 10월부터 주말에 계속 몸을 혹사 시켰더니
몸이 물에 젖은 솜같이 무거워요.
거기다 이번주엔 '일토'인데 것도 다음주까지(이번주에 미리 당겨 쉬어서)
한주가 아주 길것 같아요.
그래도 즐거운 일이 많이 생기겠죠?
2024년 7월 6일 [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