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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게시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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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육욕칠정에 사로잡힌 그대!! 반성하라!! - SlrClub펌
분류: 일반
이름:  하늘국화
등록일: 2003-10-13 23:45
조회수: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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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을 읽은 사람이라면 인간의 육욕칠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아실 것이외다.
이는 실제로 소생이 겪고 느낀일인지라
거짓 없이 고하노니 가슴에 품고 귀감이 되었으면 합니다
때는 바야흐로 D100을 가슴에 품고는 정승판서에 오를 날만 기다리던 그때
내 사제가 와서 고하기를,
"사형, 날도 좋고 하니 출사나 한번 나가봅시다."
"허허, 내 D100을 잡은지 이제 보름이라네. 아무리 명기라 한들 괜히 남들 앞에서
창피당하기는 싫네."
"사양 말고 갑시다 그려. 오기로 한 사람들도 다 내 편한 지기들이니
사진 못찍는다고 구박 할일 없을 거외다.
게다가 사형 솜씨는 우리 학당에서도 알아주는 것 아니오."
"참...내 자네가 그렇게까지 간곡하니 나감세. 허나 비 웃지나 말게."
사제와 출사를 나가기로 하고 나는 장비를 챙겼다.
장비라 해보니 배터리 하나 챙기고 몸체에 28-105렌즈를 끼우니 끝이었다.
"삼각대라도 하나 준비해 둘걸 그랬나?"
"괜찮수. 내 친구들이 다 준비해 올 것이우."
"초면에 남의 장비를 함부로 만질 수 있나."
"괜찮되두요."
어찌어찌하여 나는 사제와 더불어 출사장소에 도착 했는데......
4-5명되는 사람들이 어깨에 장비를 주렁주렁 달고는 모여 있었다.
나는 초면인지라 예를 갖추고 인사를 하였다.
상견례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어 보려는 찰나
한 양반이 무언가 희끄무레한 것을 꺼내며
"친구들, 이것을 좀 보게나. 이게 말로만 듣던 백통 일세!"
"아니..이게 그유명한 백통렌즈인가?"
나는 어렴풋이 흰색을 칠해놓은 비싼 망원 렌즈가 있다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낫다.
"얼른 물려 보게!"
"그래, 얼른 물려 보게!"
"허허..성질들 급하기는.."
백통렌즈의 주인은 카메라에 물리더니 한번 쓱 둘러보고는
"자.자. 자네들도 한번씩 와서 보게."
"이야~과연 백통이로세! 선명하구만!"
"이야~조리개도 맘껏 열어 지는 구만!"
"허허...좋구만..얼마나 줬나?"
"내 이만냥 조금 못줬다네. 그렇게만 알고 있게."
"부럽네 부러워...."
나는 내심 저런 고가의 렌즈를 선택한 사람이라면 필시
새나 별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렌즈를 다시 뽑더니,
"자네들 이것또 한번 보게."
"또 뭔가? 또 뭔가?"
그가 가방안에서 꺼낸것은 금띠가 둘러져 있는 렌즈였다.
언뜻봐선 내 렌즈와 다를바가 없어 보였으나
이내 보통 물건이 아님을 알아 차렸다.
"이것은...이것은.....12-24DX!"
"빙고!빙고빙고빙고!"
"굉장허이....굉장해.."
12-24라 언뜻 들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으나 화각의 수치만 듣고도
이미 보통 물건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었다.
"빨리빨리 물려 보게! 빨리!"
"허허..이게 말이야. 아주 굉장한 물건이지. 그냥 다 보이거든. 아주 환상일세."
"과연 다보이는 구만! 다보여!"
"왜곡도 훨씬 덜한 듯 허이!"
"명품이야! 명품!"
그것이 끝이 아닌 듯 했다. 먼저 왔던 4-5명은 마치
카메라장사라도 하는 듯이
자신들의 장비를 꺼내어 맘껏 뽐내기 시작했다.
나는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벌써
장비자랑에 한두식경이 족히 흘러 버린 것을 알고는
날이 저물면 낭패다 싶어 사제에게 물었다.
"이보게 사제. 사진은 언제 찍으러 가는가?"
"사형. 기다려 보시우. 장비 구경부터 좀 합시다."
그들은 그저 장비 구경에 정신을 팔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주섬주섬 챙겨 일어나기 시작했다.
"자 사진한번 찍어 봅시다."
"그럽시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들은 그 좋은 렌즈를 다 어찌하고
줄줄이 50미리만 꼽고는
자기네들끼리 이리저리 재가며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겠소.
"아니 이보게, 사제.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왜그러시오. 사형?"
"렌즈란 렌즈는 모조리 들고 있도니 왜 정작 쓰지를 않는 건가?"
"허허....한번 뽐 냇으니 됐질 않소. 원래 50미리 하나면 된거요."
"아니, 이보게. 그럼 도대체 저 것들을 왜 들고 다닌단 말인가?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니고
만냥을 훌쩍 넘어가는 물건들을 몇개씩 사서는 그냥 두고 다닌단 말인가?"
"일단 가지고 싶으니 산 것이 아니겠소? 17보다는 16이좋고 16보다는 15가 좋은것이오,
조리개도 3.4보다는 2.8이 낫지 않겠소?"
그러면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넘겨 버리는 것이 아닌가?
나는 순간적으로 화가 나 그들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것보시오! 당체 이게 무슨일이오!사진기는 사진을 찍는 물건이 아니오!
어찌 사진기를 기계로만 보고 그 성능을 가늠한단 말이오! 이게 다무슨 소용이오!"
내가 소리를 지르자 사진을 찍던 이들이 나를 돌아 보았다.
"렌즈가 만냥이면 어떻고 이만냥이면 어떻소? 또 5천냥이면 어떻소?
렌즈가 조금 어두우면 또 어떻단 말이오? 도데체 렌즈를 왜 사다 모은 것이오?
보아하니 아직 공부하는 신분인것 같은데 간이 참 크시오!
나도 비록 이만냥이나 하는 카메라를 들고 이렇게 다니지만 언제나
한번 고개를 숙이며 배우며 청하기를 마다하지 않거늘
자네들은 어찌하여 겁도없이 부모님의 손을 빌려 고가의 최고급 장비들을
덜컥덜컥 사서는 쓸줄도 모르고 그저 자랑하고 다닌단 말인가?"
한동안 흥분하여 외치니 나도 정신이 없었다.
"장비병이란 말이 있다. 그것이 무었이냐 하면 장비를 가지고 싶어 드러 눕는 병이다.
그것은 상사병이나 다름 없다. 낫는 길은 오직 자신이 가지고 싶어하는 장비를 가지는 길
뿐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 장비와 사진에 대한 강한 애정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자네들은 사진을 왜 찍는가? 이 렌즈들을 왜 샀는가? 어디다 쓰려고 샀는가?
내가 보기엔 자네들은 장비병 축에도 들 지 못하네. 진정으로 장비를 아끼고 사진을 아끼고
세상을 한장의 사진에 담는 이치가 눈에 보이거든 그때나 이것들을 사게.
내가 보기에 자네들은 겉멋만 들고 되먹지 못한 건방만 들어 찼네."
젊은 친구들은 다행히 내 말을 곰곰히 듣더니 알아듣겠다는 눈치였다.
나는 이성을 잃어 한찬 떠들고 났더니 갑자기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사진에 사짜도 모르는 내가 감히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이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도망치듯 자리를 빠져 나왔으나 또 한편 가슴이 후련해 지는 듯 했다.
어머니, 렌즈사게 돈좀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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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처럼
저도 이분 글 재밌게 봤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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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13
23: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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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퀘스트
장비가 좋아야 사진이 잘나오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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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14
01: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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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슬
더 사러 갈까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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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14
05: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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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usa
..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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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14
10: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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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4일 [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