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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지난 게시글들을 보니 영화 얘기들이 있어서 그냥 영화 얘기나 좀 해볼까 싶다. 비탈즈님 글처럼 우리 부부도 애들 키우면서 영화보러 갈 수가 없었는데
올해 둘째가 초등학교 들어가고 부터는 밤마실 가듯 둘이서만 영화를 보러 가곤 한다.
300, 황진이, 아포칼립토, 타짜등을 본 것 같다.
이번 추석에는 집에 내려온 처남하고 아이들까지 데리고 즐거운 인생을 보러갔다.
둘째는 지루해 하기도 했지만 첫째는 재미있다고 해서 약간 의외였다. 즐거운 인생이라는 제목은 패배한 인생의 역설인것 같다.
40대의 머리 벗겨진 아저씨들이 직장에서 짤리고 아내에게 이혼당하고
학원비 대느라 밤에는 대리운전하며 아무튼 사는게 말이 아니다. 그런데도 웃음이 있고 재미가 있고 반항의 음악이라는 락이 넘친다.
그래서 이들의 패배한 인생은 진정 역설적이게도 즐거운 인생이 되어간다. 즐거운 인생을 보면서 영화관의 어둠속에서 몇 차례 눈물을 흘렸다.
어느 장면이었는지 기억나는 대목은 아내에게 이혼 통보를 듣고
괴로운 대머리 아저씨가 눈물을 뿌리며 드럼을 두드리는 장면이었다.
젊음의 반항이 이유없는 반항이라면 사십대의 반항은
너무나 초라하게 잃어버리고 만 것들에 대한 반항이 아닐까. 전에 티비를 통해 오스트리아에서 동네 악단이 연주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보았다.
마을의 광장 같은데서 클래식을 연주하는데 사람들은 빙둘러 서서 보고 있고
아이들과 개들은 그 주위에서 뛰어다니느라 난리였다.
비록 연주가 좀 형편없을지도 모르고 분위기가 고상하지 않다고 할지라도
음악을 연주하는 아마츄어들과 그 선율을 듣는 주민들은 그 순간
오후의 햇살에 푸른 도나우강가를 느릿하게 떠가는 배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삶속을 통과하는 중이었을 것이다. 회사 동료중에 대학에서 밴드를 한 친구가 있어서 계속 해보라고 권한적이 있다.
락 발라드의 아름다운 기타 소리를 들어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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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일 [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