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이 있어야만 물을 먹을 수 있던 마을이 있었다.
그 마을에는 3년 째 비가 내리지 않아,
가뭄이 들고, 마을 사람들이 기우제를 지내도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모두가 목이 말라, 물을 찾고 있었던 겨울의 중턱,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먹을 수 있을 수 있을 만큼 큰
물통을 가진 소년이 마을에 왔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열렬히 반겼고,
소년 역시, 마을사람들의 환호에 그 나라의 지도자로 추앙받으며
자기가 가진 물통의 물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갈증이 심했던, 마을 사람들은
생에 가장 달콤하고 시원한 물을 마시며 기쁨을 느끼고,
소년 역시 그들의 행복한 표정에 만족을 느꼈다.
하지만 어디를 가나, 시기하는 무리는 있듯이
마을의 몇 몇 젊은이들이 모여
소년에게 물통을 빼앗고,
다시는 소년을 마을에 오지 못하게 하기로 계획했다.
그 날 저녁,
마을 사람들에게 물을 나눠주고 오는 소년을,
마을의 몇 몇 젊은이들이 덮쳤고
그 중 겁이 많았던 한 젊은이가
물통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애쓰는 소년을
너무 세게 밀어 넘어뜨린 까닭에
그만 소년은 돌부리에 머리를 찧어 죽고 말았다.
다음 날,
마을 사람들은 소년을 찾았고
아무리 찾아도 소년이 보이질 않자,
사람들은 불평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그 아이는 나에게 물을 너무 조금 주었어."
"한참이나 어린 녀석이 건방지긴 했어."
"차라리 그 물통의 소유를 마을의 것이라고 할 걸 그랬어."
그리고,
그 날. 가장 겁이 많던 젊은이가
물통을 가지고 나타났다.
사람들은 또 다시 그에게 환호했고,
그와 가까워지려 애를 썼다.
사람들은 모두 소년을 잊었고,
소년을 기억하는 것은
그 마을에 살던 글쟁이 하나 뿐이었다.
물이 풍족하던 시절에,
많은 사람들의 호응과 환호로 살았지만,
지금은 '물'에게 한참을 밀려서
그저 마을의 물을 소비하는 한 존재로 변한,
그 글쟁이 만이
자신이 마실 물컵도 가지지 못하고,
자기 몸보다 큰 물통을 지고 다니던,
항상 물을 얻어 갈 줄 밖에 모르던 사람들이었지만,
기꺼이 자신이 가진 물을 마음좋게 나눠주던
그 꼬마를 기억하며, 글을 쓰고 있었다.
남에게 잊혀지기는 쉬우나... 기억되기는 어렵죠...
저두 마을 사람들처럼 물을 기대했나 봅니다.
여러분들도 물을 나눠주는 사람이 되자구요.
비록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없을지 모르지만... | |
2024년 6월 29일 [토]
